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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독학

램프의 요정 '워커'

by Vanilla2shot 2023. 6. 25.

회사를 운영한 지 17년! 10년 정도 지나면 그냥 선입견처럼 붙는 꼬리표가 있다.

'일중독자', '워커홀릭', '쉬는 법을 모르는 사람' 
 
그리고 따라오는 질문이 있다. 일은 왜 해야 하나요? 마치 내가 정답을 알 거라고 예상하는 듯이...
이런 질문을 받는 부류에 속해졌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그렇듯 일을 처음 시작하는 것은 선택 이라기보다는 초등학교 졸업하면 중학교 가듯이 자연스럽게 일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가장 편리한 시작은 직장을 선택하여 일을 분배받는 것이지 않을까?
 
간간히 나는 꿈이 없다고 말할 때가 있다. 평소에 꿈은 그냥 처해지고 싶은 상황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에 직업적 표현이나, 업적으로 꿈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어쩌면 반대로 꿈을 아주 잘게 쪼개어 무한 생성 중이기 때문에 꿈이라고 말하기 뭐 하다 생각하기도 한다. 
그저 꿈이 있다면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내기를... 꿈처럼 바란다.
 
처음에 일이 나에게 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모르던 시절에 나는 딱 하나 바랬다.
'명함!'이 그것이다. 라테 시절을 살았던 나에게는 성별이 여자인 경우 회사에서 사무직에게는 명함을 만들어 주지 않기도 했다. 그냥 받아들여 보고자 하였으나, 200매 남짓의 내 이름이 새겨지고 전화번호가 있고 내가 여기 다녀요~라고 말할 수 있는 90*50mm짜리 종이를 나는 왜 만들어 주지 않을까? 그냥이라도 만들어 주면 안 되나? 일하는 사람은 다 있는 줄 알았는데 안 만들어 주니 괜히 서운했다. 아마도 첫 회사가 나에게 명함 한 장 만들어 주셨다면 나는 지금 여기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명함을 가지려면 어떻게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무실에서 전화만 받고 매일 아는 사람을 만나서 그런가? 그러면 밖에 나가서 낯선 사람을 만나는 사람이 되면 되는가?
 
나는 그런 상황이 되려면 나는 어떤 일을 해야 하지라고 생각했다. 지금 영업직을 할 수 도 없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다가 어릴 때 재능이라고 칭찬받던 나의 재능으로 사람을 만나고 명함을 나누는 상황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컴퓨터 학원에 수강 신청을 했다. 55만 원 월급에 25만 원 학원비를 내면서 명함 갖기 정말 너무 힘들다고 생각했다. 
막내 직원의 장점으로 그냥 파달라고 졸라볼까도 했으나 쓸모 있는 명함을 갖고 싶어서 그냥 꾹 참고 10개월의 학원을 다녔다. 저녁도 굶고 몇 정거장은 걸어 다녀야 했다. 
 

세상이 나에게 준 첫 번째, 결핍으로 인한 동기부여였다고 할까?
명함을 갖는데 2년 조금 모자란 시간이 걸렸다.

처음엔 이런 직업을 가질 생각이 아니었으나 웹디자이너로 취업을 했다. 그런데 첫 직장은 안타깝게도 벤처였고 회사가 막생 긴 지 얼마 되지 않아 회사명은 있으나 CI제작 전으로 전 직원이 명함이 없는 상황이었다. 아 정말 명함 갖기 힘들다. 명함이 아직 이라니...

 
그래서 팀장님께 말씀드려 첫 업무로 CI를 만들겠다고 말씀드렸더니, 팀장님은 당신은 그 업무로 뽑은 것이 아니라서 다른 업무를 하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면 명함은 언제 나오나요?라고 물었을 때 아직 업체를 선택하지 못하였다고 하셨고, 나는 업무도 하고 CI도 별도로 만들어 보겠다고 겨우 허락받아 입사 후 2개월이 걸려 CI통과와 명함을 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첫 명함을 나 스스로 만들어 가졌다. 그러니까 명함을 갖기까지 면접기간을 모두 포함하여  거의 2년 조금 모자란 시간이 걸렸다.  
 
나에게 일이란, 
명함처럼 일정 자격 조건을 갖추면 대가로 무언가를 주는 도구(수단) 같은 느낌으로 시작되었다.
 
일을 왜 하나요?
어떤 일을 선택하고 어떻게 해나 가는가에 따라 나에게 무언가  주는 그런 존재인 것 같다. 또는 원하는 게 있다면 열심히 일이라는 것으로 도달하면 되는 존재 같기도 하다.
결국 일이라는 존재는 나의 재능을 찾아주고, 노력의 대가를 주고, 승진을 주고 커리어를 주고, 결국에는 일로 직업도 찾았고,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는 길을 내어주는 존재로 결국엔, 성공이라는 공통 목표를 이루는 존재로 모두 사용하고 있다는 결론지어진다. 
 

일을 왜 하나요?라고 묻는 분들에게 묻고 싶다. 
무엇을 일에게 달라고 하실 건가요? 


일은 나에게 처음엔 '명함'을 주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이렇게 어렵게 명함을 만들어준 회사를 그만두고 2군데 회사를 더 옮기면 이쁜 명함이 생겼었다. 특히 상장사 명함을 가졌을 땐 좀 좋았더랬다. ^^
첫 회사를 1년을 못 채우고 그만두고 디자이너로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하였다.  나는 프리랜서 1세대라고 스스로 말하곤 한다. 회사를 다니지 않아도 생계를 이어주고, 통장에 일의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직업을 만들어 준 것이 나에게는 일이다. 얼마나 감사한가 출근하지 않아도 일을 할 수 있고 월급이 아닌 소득을 만들어주고, 출퇴근을 하지 않으니 한낮에 약속도 잡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일은 나에게 두 번째로 디자이너라는 전문직을 만들어 주었고, 세 번째, 프리랜서라는 자유도 주었다.
그리고 출퇴근을 딱히 하지 않으니, 스스로 스케줄 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집안에 작업실이라고 방문에 걸어두고 혼자 문을 넘나들 때마다 출근, 퇴근을 정하고 자기 관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열심히 노력한 대가로 네 번째로 창업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 주었다다섯 번째로 대표라는 새로운 직업과 명함을 동시에 가질 수 있었다. 이렇게 일은 나에게 나를 만들어주는 존재이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존재이고, 무엇을 못하는지 극복 과제도 주고, 앞으로 어떤 것들을 해내야 하는지 많은 과제와 미션을 주는 존재이면서, 나를 성장시켜 어디론가로 대려다 주면서 새로운 명함을 계속 만들어 주었다.
 
일을 왜 하나요?라는 질문을 거두고, 
일에게 나는 무엇을 달라고 할까?라고 질문을 바꿔보면 어떨까?
 
램프요정 지니가 아니라 내 안에 '워커'를 불러 소원을 말해보자.
다 이루어 달라고...
 
2023.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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