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는 안부인사도 일로 시작한다. 그래서 평소에 '안녕하세요'보다 '일은 많으세요?'묻는 분들이 많으시다.
그때마다 습관적으로 '무궁무진합니다~.^^'라고 대답하곤 하는데, 재밌는 농담으로 아시는 경우가 많다.
진짜 끝이 없는 일의 멀티버스 속 같아서 나름대로 정확히 말하고 싶어서 하는 대답인데 재밌어하시니 다행이다.
'무궁무진'의 뜻을 풀어보면, 다함이 없고 끝이 없다는 말이며, 숨어있는 뜻은 끝없는 가능성을 말한다. 영문으로 바꿔보면 'endless', 'infinite'라고 번역되고, 결국 무한한 일을 하는 중이라는 말이고 대표의 일을 쉽게 말해보면 '무한도전'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콘텐츠를 보면, 때로는 불가능한 줄 알고 있었고, 때로는 우스꽝스럽고, 때로는 감동이고, 때로는 처절하고, 때로는 재밌지 않은가!
■ 창업은 불가능한 줄 알고 하는 도전이었다.
가능과 불가능 사이에서 가능한 쪽으로 키를 돌리고자 부단히 애쓰는 노력과 같기도 하고, 어쩌면 가능할 것 같다는 가능성만 보면서 순수하게 시간과 열정을 쏟아부어 보는 무모한 도전이 닮았다
■ 자금을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처절하게 노력해야 하는가?
이번에 코로나를 겪으면서 가장 많이 느낀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대표가 가장 잘해야 하는 제1 업무는 자금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었다는 사실을... 여러 위기 중에서 코로나가 가장 개인적으로 아팠으며 처절하다고 말하기 싫지만 다시는 그런 노력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로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진작에 재난 같은 상황도 대표가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우습지만 대표가 되고 나서 형광등 가는 법과 전선 마감을 배웠다. (참고로 여자대표입니다.)
창업 초기 따로 관리인이 없는 회사를 상상해 보았는가? 회사의 대표는 화장실이 막혔을 때, 눈이 왔을 때, 비가들 이칠 때, 모기가 있을 때, 에어컨이 고장 났을 때, 쓰레기 봉지가 떨어졌을 때 대표는 출동해야 한다. '막대 먹은 영애 씨'에서 소규모회사의 애환을 보면서 배꼽 잡고 웃었던 기억이 있지 않은가... 일인창업한 대표님들과 영애 씨가 직원월급을 주기 위해 이자카야 아르바이트하는 장면을 보면서 마냥 웃지 못했다는 말을 술자리농담처럼 하곤 했다. 그러나 대표라는 직업 안에 직원복지도 들어있음을 잊지 말자.
■ 그러나 목표를 향해 달려가 드디어 해냈을 때 벅참을 누가 느껴볼 수 있겠는가?
그 중독 같은 성취감이 대표를 달리게 하고, 쫓고 쫓기는 추격전에 가담하게 하고, 그 수많은 무모한 도전들을 하나씩 해나가면 무한한도전이 되어가는 것을 몸소 체험해 보는 도전의 기회를 누릴 수 있었다.
■ 진짜 감동은 돌아보았을 때, 사람에게서 감동을 받는 순간이 있다.
개인별로 다양한 사례와 경우로 여러 모양이겠으나, 대표님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그때 그 순간 그 녀석이 나에게 있었어'라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그리고 그 녀석은 나중에 내가 찾을 거야라는 비슷한 설화 같은 이야기가 하나이상 존재한다. 이 얼마나 감동 있는 인생인가.
■ 이런 별의별 상황에서도 잊으면 안 되는 대표의 일은 미래를 위한 일을 놓지 않고 지속하는 것
끝없는 가능성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 대표의 일이라는 것을 이 글을 쓰는 나도 한참이나 잊고 하루하루 살아내기 위해 급급했던 때가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미래를 향한 가능성을 만들 시간에 월급을 내보내고 안도하고 내보내고 안도하고 이런 시간들로 채우기도 하였다. 그러다 보면 '이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여태 뭐 한 거지?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 생각이 들었다면 미래를 도전이 빠졌다는 걸 알아차리고 내년도 방송분량을 기대하도록 시즌프로그램을 만들고 도전해야 한다.
지금 시작하시는 대표님들은 꼭 '가능성을 만드는 일'의 비중을 잘 관리하시라 말하고 싶다. 미래가 없는 그 수많은 일들이 도전이긴 하였으나, 순간을 모면하고 이미 찾아든 불행을 해결하는 도전 말고 과거에 일어난 사고를 수습하는 것 말고, 내년에 기대되는 도전과제를 매년 만들어 나가시길 바란다.
7년을 열심히 살고 나서 문득, 나이를 세어 보았고, 조직 내에서 승진으로 알 수 있는 미래도 나는 없었던 순간이 있었다. 나에게 미래를 위한 대표의 일을 하지 않았다는 각성을 했을 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그리고 각성한 그날이 다행스러운 순간이었다.
그래서 오늘도 무궁무진 합니다.~ ^^
2023. 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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